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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ang 독서노트] 열여덟 살 이덕무

독서노트

by C.Sang 2020. 12. 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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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무는 메모광이었다. 그는 생계를 위해 엄청난 양의 책을 통째로 배겼다. 책상 위에 빈 공책을 놓아두고, 좋은 글귀와 만나면 그때마다 옮겨 적었다 스쳐 지나가는 단상도 붙들어 두었다. 이 과정에서 건져 올린 짤막짤막한 말씀의 언어들이 문집 곳곳에 보석처럼 박혀 있다. 절박한 가난 속에 그는, 영양실조로 폐병에 걸린 어머니가 삯바느질을 하며 내는 밭은기침 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이 책은 이덕무가 열여덟 살 때 쓴 '무인편' 38칙, 스물세 살 적에 쓴 '세정석담' 43치. 그리고 문집에 빠진 채 '병세집'에만 수록된 '적언찬' 8칙, 열다섯 살 누이를 위해 스물한 살의 오빠가 써 준 '매훈' 17칙 등 4종의 글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덕무가 열여덟 살에서, 스물세 살 나던 젊은 5년간의 기록들이다.

p. 36[물과 불]

가령 마음이 불이라고 하자. 물욕은 땔감이고, 염치는 물이다. 마음에 물욕이 생겨 이를 염치로 억제하지 못한다면, 땔감에 불길이 타오를 때는 물로도 이를 제어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 물욕이 마음에 불을 지핀다. 물욕의 불길은 염치로 다스려야 한다. 불길이 거세지기 전에 물을 뿌리면 그 불의 기세를 잃지만, 불길이 솟아오른 뒤에는 물로는 그 불을 못 끈다. 염치는 물욕을 다스리는 최소한의 제동 장치다. 때가 늦으면 효과가 없다. 세상에는 물욕에 눈이 어두워 염치를 잊고 사는 이가 너무 많다. 그 불길은 거침없이 타올라 마음을 다 태운 뒤에야 꺼진다.

: 현대 사회는 소비를 일상화된 사회 구조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손쉽게 이용하는 핸드폰이나 티비 또는 다수의 매체를 통해서 상품 마케팅에 현혹이 되어서 물건을 구매하곤 한다. 그러나, 정말 필요한 물건이 아닌 이상, 그것들은 값비싼 쓰레기로 둔갑하기 쉽다. 지금 내가 필요로 한 물건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나서 구입해도 늦지 않다. 나머진 돈은 저축이나 투자를 하는 것이 더 옳은 방법이라고 정리한다.

p.41 [남의 좋은 점은 널리 퍼뜨려 전하고, 나의 허물은 가려서 감춰 준다. 좋은 점은 본받기에 힘쓰고, 나쁜 점은 나는 저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지 한다. 그래야 발전이 있다. 남의 좋은 점은 입을 삐죽 대며 비아냥거리고, 남의 대수롭지 않은 잘못은 무슨 큰일이라도 난 듯이 떠벌리고 다닌다. 그러는 사이에 사람이 자꾸 천해진다.

: 이덕무는 18살의 어린 나이에 자신의 행동을 늘 경계하며 반성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듯 하다. 하.. 아 참 피곤하게 살아가곤 했지만, 이러한 것이 선비로써의 중요한 덕목이었던 거 같다.

[사귐의 도리는 오래되어도 상대를 존중하고 무겁게 대하는 데 있다.]

p.64[눈과 입]

비루하고 난잡한 일은 눈으로 보아서는 안 되고,
천하고 이치에 어긋난 말은
입에 담아서는 안 된다.

- 좋은 말 좋은 생각으로 살기에도 바쁜 세상이다. 더럽고 추한 일은 보지를 말고, 천박하고 말 같지 않은 말은 말하지 말자. 눈길을 따라 행실이 옮겨 가고, 하는 말대로 생각이 바뀐다. 사람은 눈과 입을 잘 간수해야 한다.

p.87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큰일을 그르친다. 참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잘 참으면 어긋날 일이 없다. 세상이 갈수록 편해진다. 해야 할 일을 밀쳐 두고 게으름의 나락에 빠져들면 할 수 있는 일은 더더욱 없다. 근면함으로 게으름을 물리치고 인내로 실패를 멀리하리라.]

: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큰일을 그르친 일이 있다. 너무나 많은 일들이 하나 같이 내 손을 떠나갔다. 더욱이 일을 하다 보면 이러한 일들이 비일비재로 일어나기 쉽다. 그러니 화를 참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것은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말은 간결하게, 마음은 고요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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